호주

진짜 야생

YUNOLAND 2010. 9. 18. 16:25

골코에서 비행기티켓 달랑 하나랑 백팩에서 1주일 정도 머무를 수 있을 돈만 가지고 무작정 다윈으로 갔다.
생각처럼 농장일은 구해지지 않고.. 주머니 돈은 바닥이고.. 울월스에서 텐트랑 섬머컨디션 침낭을 하나산 뒤 캐러반파크에 몰래 들어가서 해지면 텐트치고 새벽에 일찍 걷으면서 살았다.. 먹이는 달랑 20센트도 안하는 사과 하나랑, 가끔 너무 먹고 싶으면 99센트에 파는 쵸코바를 하나씩 먹었었다..

스니커즈랑 사과 1개

이 때 같이 농장일을 구하려다 잘 안되면서 만났던 고생한 친구들중에 여자아이는 정말 대단했던것 같다. 일본 남자애들 둘이는 뭔 어린애도 아닌데 매일 투정부리고 춥다고 누워서 꼼짝도 않고,, 가끔 혼자가 편할 거란 생각도 했었던것 같고..ㅎㅎ 다른걸 떠나서 사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다.

캐러반파크 부엌에서... 타카하시상이 야키소바를 만들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공장에서 일을 해서 어느정도 여유도 있고 사는 집도 있고 인터넷도 되니까 이렇게 사는 것이 편한 줄 모르고 사는것 같다. 가끔 떠올려보면 힘들게 살았던 때가 정말 재밋었고 평화로웠던 것 같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13kg이나 살이 빠지고 얼굴은 피죽도 못먹는 사람처럼 변했지만,,
호주 생활 1년의 반이 지나고 있다.. 솔직히 힘든적도 많았다. 전에 일본에서 다니던 회사를 관둔것도 잘못한 것인가 하고 생각들 때도 많고.. 그래도 내가 선택한 일에 후회하지 않는게 내가 생각하는 진리이기에, 이런 경험에 만족하고 앞으로 남아있는 6개월에 설레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