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휴온빌. Huonville.

YUNOLAND 2010. 10. 23. 23:02
지난 수요일 오후. ATM기에서 방값을 뽑아야하메 겸사겸사 카메라를 들고 슬슬 타운쪽으로 걸어내려갔다.
예전 Kununurra. WA에 있던 이후로 두번째로 조용한 동네.
Charleville QLD도 좁아서 답답해 했었는데, 여기선 차도 없구, 겨우 백팩에서 타운까지의 길만 걸어다녀봐서 뭐라고 할진 모르겠다. 그냥 조금 멀리 나가보지 못하니까 답답하다고 해야하나.. 더 좁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리고 지난주 일요일 데리야끼를 해먹었다. 다 같이 장을 보고 걸어오며 팔이 빠지는 줄 알았지만, 엘리나 누나가 뚝딱 만들어낸 데리야끼는 너무 맛있었다. 다 못먹어서 남겨둔 건 다음날 혼자 출근전에 먹었다는....ㅋ

오늘은 방에만 있기 싫어서 바람쐬러 나가는 길에 Huon River를 발견. 
강과 멀리 있는 산과 산중턱에 있는 집들의 어우러짐이 너무 이뻐서 카메라를 가져나오지 못한것에 급후회 ㅠ.ㅠ

다녀와선 네이트온에서 호주 오기전 알았던 동생 심이랑 얘기를 하는데 얼굴도 착하게 생겨가지구선 호주생활도 착하게
울룰루 리조트에서 6개월간 워킹을 하며 돈을 모으고 이제부턴 홀리데이를 보낼일만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 어린 여자아이가 난 굉장히 존경스럽다.
같은 시기에 온 난 도대체 여태 뭘한건지 싶다.. 호주 도착하자마자 만불을 날리고 다윈부터 시작했던 텐트생활. 배스킹을 하며 구걸아닌 구걸을 하며 거지처럼 살았던 시간.. 히치하이크로 그렇게 떠돌아다니다 Charleville에서 공장에서 일하게 되며 사람이 되어가나 했더니 다시 돈을 날리며 근심걱정만으로 살아온 시간..ㅠ_ㅠ
돈을 날린건, 카지노, TAB(아는 사람들은 아는 경마, 개달리기, 프리미어리그, 메이저리그 등등, 빨간색의 TAB만 보면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나를 포함해서..), 차사고, 등등등,,,
이젠 벌써 호주생활 7개월이 지나고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고생해서 이제부터 홀리데이를 즐기려하는데..아이쿠..
난 세컨은 관심이 없는지라 와서 잃어버린 돈만이라도 찾기 위해 일하면서 틈틈히 공부나 하다 돌아갈 생각이다.
그러나 결코 후회하는 시간들만은 아니었다. 힘든시기에 만났던 많은 사람들 네이즌, 아이, 마야, 케이, 데니형...등등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호주생활은 정말 비극적이었을 듯 싶다.
이제 좀 안정된 생활이 되어가려하니까 지난 시간들이 생각이 많이 난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알게된 사람들 덕분에 행복했다. 후회하지 않는다.

네이트온을 닫구선 블로깅을 위해 들어왔는데 전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이 오시게 됐다는 글에 급전화를 했다.
건너편에서 들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여자분의 목소리에 순간 당황하고..
대충 인사하다 끊을걸 여자에 약한 본인은 급정중 모드로 통화를 했다.  
본인도 정작 여기온지 얼마 되지 않아 잘 알지도 못하고 대충 건너 아는 것만 말씀드렸는데, 
도움이 되신다며 나를 부끄럽게 만드셨다.

마음이 원하는대로 움직이시는 이 님 잘 되시길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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